2016.11.19 17:06
<책소개>
특강 소요리문답’과 ‘특강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라는 신개념 교리학습서 시리즈를 출간해온 흑곰북스에서 이번에는 신개념 교회사 학습서를 출간했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특강 종교개혁사’가 그것이다. 지난 시리즈가 교리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은 교리가 만들어진 역사적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독자들을 유럽 종교개혁사의 여명기에 데려다 놓는다. 그리고 종교개혁의 “핵심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그 정신에 따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1백여 년에 걸쳐 구체적으로 어떤 종교개혁이 일어났는지를 한달음에 살핀다. 일반 역사와 교회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으며, 국가와 사회, 교회를 넘나드는 저자의 유쾌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은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열리는 바로 그 장소 앞에 서 있게 된다.
이어서 총회가 진행되었던 5년 7개월 22일을 교회정치, 예배모범, 신앙고백서, 대소교리문답서라는 열매와 씨앗으로 나눈 뒤 각 문서가 탄생하기까지의 ‘눈물겨운 노력’을 눈앞에 떠오르듯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적이다. 일단 재미있다. 그동안 역사책이라고 하면 수많은 지명, 인명, 연도를 암기할 걱정부터 들며, 대부분 나와 별 상관도 없는 역사적 인물들의 위인전을 떠올릴 수 있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과거사라고 생각하기 쉬웠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저자는 교과서에서 이름만 알고 있었던 사건들이 종교개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서로 연결지어, 세계사와 함께 교회사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안겨준다. 또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실제 회의록을 원천 데이터로 삼아 분석하여, 지금까지 일반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주제를 여럿 끄집어냈다. 무엇보다도 총회의 복잡한 토론과 논쟁을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엮어, 마치 드라마를 보듯이 머릿속에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수준급의 일러스트와 사진정보는 오래된 역사가 흐릿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도록 한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총회의 타임라인 개념도와 또 한 장의 주사위 게임판은 저자와 출판사가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깜짝 선물이다. ^^
특히 이 책은 숲, 나무, 열매, 씨앗으로 구분되어 각 시대별로 다루는 범위와 깊이를 달리하고 있다. 덕분에 방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아주 효율적으로 읽히는 역사책이 되었다. 독자들은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마치 네 권의 역사책을 독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취재를 위해 직접 다녀온 유럽 종교개혁 여행지를 가이드 형식으로 소개하면서 역사의 현장을 더욱 상상하기 쉽게 했다. 지루하기 쉬운 역사를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게 해설하는 저자의 글 솜씨도 맛깔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부의 각종 배려가 독보적이다. 단원마다 교회학교, 독서모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학습활동 자료를 제공하며, 과거에 일어났던 종교개혁과 오늘도 진행 중인 종교개혁의 과제를 곱씹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교회의 전 연령층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교회사 특히 종교개혁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겠지만, 특별히 중·고등부부터 청년대학부와 교회학교 교사들까지 아우르는 교회사 교육, 청·장년부 독서모임 및 신학생 그룹의 스터디 등을 위해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의 직분자 교육을 위한 필수 교재로 가장 알맞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역사 속을 걷고, 총회의 현장에 함께 참석하여 분초를 다투던 총대들의 불꽃같은 노력을 지켜본다면, 왜 우리가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열매들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받아든 신앙의 유산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누구나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교회의 머리는 국가도, 교황도, 성직자들도 아니라 바로 주님이시다.”라고 결정한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이 책이, 갈 바를 알지 못하는 한국 교회를 참된 머리로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