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9 11:42
<책소개>
마르틴 루터의 『대교리문답』(1529년)은 개신교 최초의 교리문답서로,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기독교적 기초를 다섯 기둥.십계명, 신조, 주기도, 세례, 성만찬.으로 나누어 정리한 책이다. 독일의 작센 지역 교회들을 시찰하면서 목격한 교회의 현실에 큰 충격을 받고 심혈을 기울여 펴낸 역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앞선 다섯 항목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숙지하고 실천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교리임을 강조한다. 루터는 각각의 주제들을 다루면서 복음적 이해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답변이 무엇인지 문답 형식을 취해 설명한다.
루터의 교리문답서는 다른 교파의 교리서나 교리문답서와 달리 쉽다. 그 대상이 지식인이 아닌 일반인인 데다가 원래 설교문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대교리문답』에 스며든 루터의 저술 의도는 성경의 기본 개념과 가르침을 쉽게 전달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루터는 그의 교리문답서가 “어린이 설교나 평신도 성경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했고, 루터 자신도 “나 역시 박사이자 설교자이지만, 어린아이처럼 학생으로 머물러 교리문답을 배운다”고 했다.
무엇보다 『대교리문답』은 루터 자신이 “그동안의 저술 가운데 남길 만한 것은 단 세 권, 곧 『노예의지론』과 『대교리문답』과 『소교리문답』밖에 없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특별하다. 루터의 전체 신학을 조망하는 가장 중요한 저술로 꼽히며, 루터 신학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루터 자신의 글이 바로 『대교리문답』이다. 개신교 각 교파 교리문답서의 지침이 되는 동시에 내용적·역사적·의미적으로 중요한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우리가 오늘 이 책을 읽고 숙고할 때는, 루터가 부패한 교회를 향해 “교회는 교회다워야 하며, 사제는 사제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드높인 500년 전 역사적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며 읽어 내려가야 한다. 개신교가 태동할 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개혁자의 마음과 기독교 복음의 가치를 여기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에 개혁의 대상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의 독자들이 루터의 글을 통해 개혁의 정신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