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1 08:19
<묵상, 설교 한 토막>
히브리서가 이렇게 구약의 옛 언약과 그리스도를 통한 새 언약을 비교하는 궁극의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그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유대주의로의 회귀를 종용하는 미혹에 대해서 단호하게 돌아서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핍박이나 회유는 우리를 다시 안전한 자리로 돌아가기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혹입니다. 히브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그런 유혹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핍박 때문이든 동족들의 압박 때문이든 그들은 이제 그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평안한 삶으로, 어떤 종류의 고통이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의 그들에게 지금 히브리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요.. ‘모든 인간의 수 없는 노력과 그리고 행위와 수많은 피의 희생으로도 결코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그 불완전한 종교 의식과 제도 속으로 그 옛 언약 아래로 다시 되돌아 가겠다니 그것이 대체 무슨 말입니까.. 이미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는 거룩해졌고 온전케 된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왜 다시 그 불완전한 옛 언약 밑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입니까.. 예수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고 심지어 박해와 핍박까지 당하게 되더라도 진정한 속죄와 그로 인한 참된 영혼의 안식과 그리고 내세에 대한 확고한 소망과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앞으로 우리가 담대히 나아가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 앞에 우리의 모든 것을 아뢸 수 있는 이 특권이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는데 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결코 상상할 수도 없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것이 이 히브리서를 기록하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며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임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오늘의 우리의 신앙도 이러한 시험대를 이 세상에서 통과해야만 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믿음이 없으면 더 이상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때가 올 것입니다.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고난의 가시밭길이 될 수 있고 가난과 멸시와 조롱을 핍박을 감당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성경이 교리가 밝히고 있는 올바른 믿음과 그 치열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그저 평안하게 죄에 대한 어떤 눌림이나 양심의 고통 없이 적당하게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던 때와 비교하여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점점 사라지게 될 때, 도무지 그리스도인이라 믿겨지지 않을 만큼 내 자신에게 너무나 실망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 신앙의 좁은 길을 계속 가야 할지 말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주후 60년 경의 히브리 그리스도인들처럼 말입니다.
성도 여러분,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미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어떤 일이 이미 과거형으로 완성되었고 우리가 지금도 어떤 약속의 특권을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그 지식을 바탕으로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신자는 이 진리를 언제나 견고하게 붙잡고 우리의 삶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들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에서 때때로 우리가 미끄러질 때마다 언제나 이 약속을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가 얻게 된 이 구원이, 이 죄사함으로 말미암은 거룩하게 되고 온전케 됨으로 인한 이 영생의 가치가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더 뚜렷하게 우리의 영혼에 각인되어야 우리는 어떤 핍박과 조롱과 멸시를 당하게 되더라도 배도치 않고 이 믿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죄와 연약으로 인해 넘어지고 하나님과 멀어지게 되었을 때 조차도 다시 일어서서 우리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이 개혁파 정통주의 신앙과 철저한 신본주의 신앙의 삶의 탁월성이 여러분이 이전에 알고 있던 모든 그릇된 신앙의 내용보다 더 탁월함에 대한 확신과 넘치는 은혜와 감동이 있어야 우리는 다시 이전에 무지했던 신앙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신 이 놀라운 영속적인 모든 대속의 은혜를 아직도 의심한 채로 기어이 다시 구약의 옛 언약 아래로 되돌아 갈 것인가를 히브리서는 그 시대의 히브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은 언제나 이 질문을 해결해 나아가는 긴 과정입니다. 되돌아갈 것이냐 약속을 의지하고 계속 앞으로 갈 것인가, 이 힘들고 지치는 괴로움을 여기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약속을 바라고 소망하며 그 십자가를 의지하여 그 은혜에 붙들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이 아픔과 괴로움과 죄의 고통과 양심의 괴로움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고 의지하며 참된 자유와 평강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참된 믿음에 도달하지 못한 채 그저 빗발치는 양심의 가책과 고통을 피해 이것만이 올바른 믿음이고 구원의 길인가 하는 헛되고 무의미한 핑계와 변명을 남기고 도망을 칠 것인가..
때때로 이러한 이 기로에 서게 될 때 우리는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내 생각의 소리를, 나의 느낌과 판단을 따를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씀하는 그것을 선택하고 그 길에 순종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계속 이 진리를 붙들고 이 약속을 신뢰하며 참된 신앙의 길을, 그 좁은 길을 오직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히브리서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선명하게 말씀하고자 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