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4 08:12
<묵상, 설교 한 토막>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은혜를 선물로 받은 성도들이 반드시 지켜 나아가야 할 덕목에 대해서 말씀하는 이 구절을 보십시오.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추구해야 할 두 가지를 말씀합니다. 먼저는 화평함이고, 다음은 거룩함입니다.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좇으라’ 라고 말씀했습니다.
주께서는 마태복음 5장 9절에서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라고 팔복 가운데 이 화평을 이루어가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셨습니다.
로마서 12장 18절은 사도 바울은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 대상이 신자이건 불신자이건 가능하다면 그들과 더불어 평화를 지키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평화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 진리는 무조건적으로 평화만을 강조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상이 우리의 신앙과 신앙의 양심과 종교의 자유와 하나님의 법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라면, 우리는 세상과 더불어 결코 분쟁과 다툼을 일으킬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시대 속에서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세상의 조롱과 경멸과 멸시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이러한 물러설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서 세상과 교회는 언제나 대립각을 세워 왔기 때문에 그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성경은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갈라디아서 1장 10절을 보면,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신자는 세상과 세상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들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타협함 없이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삶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고 그들의 공분을 사거나 그들의 양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리의 편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우리의 선한 행실을 통해서 그들이 찔림을 받고 회개하고 돌이킬 기회를 얻게 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 대해서 그렇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자에게 더욱 중요한 과제는 함께 주를 믿는 지체된 우리들 안에서의 화목을 이루어 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을 하던 화평한 관계를 깨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성도와 성도 사이에도,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도 언제든 이 평화와 화목의 관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입니다. 우리는 성도와 성도로서, 그리고 목사와 성도로 만났고 지금도 한 교회를 섬기고 있는 자들입니다.
함께 성도된 지체는 어떤 어려움이 있거나 갈등이 있어도 이것을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해쳐 나아가야 할 자들입니다. 인간은 모두 각자 다른 성장 배경이나 환경을 가지고 존재해 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없고 모든 것에서 나와 완전히 조화를 이루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지체들에게 결코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몸이며 한 형제와 자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너희는 힘써 하나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결코 하나 되기 어려운 자들을 교회에 모으신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이렇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 있을지를 우리는 그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도 그러하듯이 교회 조차도 쉽게 하나되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 이유는 모두 죄인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릅니다. 그러나 교회에 소속된 모든 성도들의 그 영혼이 그리스도에게 깊이 뿌리내리고 그로 인해서 시간이 지나갈 수록 진리의 말씀 안에서 하나님을 알아가게 됨으로 그 사랑을 더욱 깊이 경험하는 것을 통해서 결국은 자신이 점점 깨어지고 부서지게 되는 은혜를 맛보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서로의 마음과 영혼이 함께 통합되고 융합되는 과정 속에서 나는 해체되고 우리가, 오직 그리스도만 남게 되는 이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 긴 여정이 바로 하나님을 신앙하는 삶입니다. 그것이 믿음의 가정에서 혹은 공동체 안에서 한 지체로서 그 긴 시간을 지나가면서 우리 안에 세워 나아가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주께서는 한 알의 밀알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2장 24절에서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자신을 부단히 죽이고 갈고 다듬어 가는 긴 여정이 바로 신앙의 길입니다. 믿음의 길은 나를 세우는 길이 아닙니다. 내가 세상에서 성공하는 길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무너뜨리고 나를 죽이고 나를 소멸시키는 길입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는 삶입니다. 내가 죽고 그리스도께서 사시고 내가 죽고 우리가, 주님의 몸이신 교회가 영광을 받으며 밀알과 같은 희생을 통해 모든 성도들과 화목의 덕을 세우는 그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것이 자기를 죽이는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신앙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화평을 만들어 가는 일은 자기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