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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설교 한 토막 432 (삼상 6:7-16)

2023.11.13 08:16

hc 조회 수:804

<묵상, 설교 한 토막>

 

아직 젖을 떼지 않은 송아지를 둔 두 마리의 암소에게 수레를 메우고 여호와의 궤와 금 쥐들과 금 독종의 형상들을 담은 상자를 함께 수레에 실었습니다. 성경은 이 두 마리의 암소의 송아지 새끼들을 집에 가두었다는 기록을 두 번이나 반복하고 있음을 유의해서 보십시오. 이 두 암소는 송아지 새끼에게 젖을 먹이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가축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두 암소에게 법궤를 운반하게 되는 중요한 일이 주어지게 된 것입니다. 어미 암소의 본능은 젖을 먹이는 새끼 곁에 항상 머물러 있는 것이었고 그 새끼 송아지를 잘 돌보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암소는 이제 두 암소가 원하는 일상으로 영원히 돌아가지 못하는 중요한 임무를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암소가 법궤를 싣고 수레를 끌며 벧세메스로 갈 때 이 두 암소들은 이제 암소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의 명을 따라서 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끼가 있는 우리로 다시는 되돌아가지 못하고 이 두 암소는 슬피 울며 벧세메스로 가는 그 대로를 따라 좌우로 전혀 치우치지 않으며 벧세메스를 향해서 곧 바로 나아갔습니다. 이 두 암소는 그렇게 온전히 하나님께 붙들려서 블레셋의 방백과 그들의 백성들에게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벧세메스를 향해 좌우로 치우치거나 흔들림 없이 진행해 나아갔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블레셋에게 임한 이 두려운 재앙이 모두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임을 분명하게 블레셋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암소가 벧세메스 길로 바로 행하여 대로로 가며 갈 때에 울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암소는 울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새끼를 두고 떠나가는 두 어미 암소의 본능이었습니다. 암소의 본능은 새끼를 떠나지 않고 버리지 않고 송아지에게 젖을 먹이며 그 사랑하는 새끼 곁에 오래 머무는 것이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확고하신 계획과 섭리에 이 두 암소는 하나님의 뜻에 붙잡혀 벧세메스로 향하는 길을 아무런 동요 없이 묵묵히 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이 벧세메스로 향하는 두 암소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께 붙들려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성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주의 뜻을 이루는 성도의 삶이 하나님 앞에서 어떠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새끼 송아지들을 두고 떠나는 이 두 암소처럼,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신앙이란 그 신앙의 숭고하고 위대한 가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그 부르심의 도를 엄숙하게 좇는 제자도임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식을 사랑하는 본능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젖을 떼지 않은 어린 송아지들을 버려 두고 벧세메스로 향하는 두 어미소는 구슬피 울면서도 그러나 곧게 수레를 끌면서 하나님의 섭리와 뜻에 따라 그 길로 향했습니다. 신앙의 길은 가장 최고의 가치를 위해서 나에게 결코 포기하기 어려운 것들조차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좇는 것입니다. 우리를 붙들어 세우고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을 우리는 신앙의 순례의 여정 속에서 수시로 만나게 됩니다. 믿지 않는 가족들로 인해서 핍박을 받거나 신앙생활에 여러 제약을 받게 됩니다. 생각지 못한 어려운 일들을 당할 수 있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조차 신앙의 문제로 인한 갈등이나 자녀들과 혹은 부모님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신앙 때문에 마음의 고충들과 시련들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궁핍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기도 하고 예기치 않은 육체의 발병으로 인해 마음과 육신이 고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가복음 14 26~27절에서 주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진정한 성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모든 삶 속에서 고난을 경험할 수밖에 없고 반드시 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없을 수 없는 삶을 이 땅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예수를 믿는 성도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않으며 모든 가정마다 질고와 고난과 시련과 아픔이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길이 믿음을 가지고 주의 뒤를 좇아가는 참 성도의 신앙의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울면서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행하며 그 도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길은 웃으면서 행복에 겨워하며 가는 길이 아닙니다. 인간이 가진 모든 연약함들, 슬픔과 고독과 궁핍과 상한 마음과 여러 괴로움과 갈등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면서 피할 수 없는 그 믿음의 길을, 하나님께 우리에게 명하신 그 길을 하나님께 붙들려서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힘들지 않은 척, 슬프지 않은 척, 외롭지 않은 척, 궁핍하지 않은 척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연약한 자들이고 모두가 부족한 자들입니다. 눈물을 닦으며 매 순간 하나님께 절규하지 않으면 결코 지나갈 수 없는 인생을 이 땅에서 살아내야 할 자들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