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7 08:12
<묵상, 설교 한 토막>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행하십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인간의 모든 생사화복과 역사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그토록 평화롭던 날들을 일순간에 멈추게 하시고 지극히 절망적인 고통과 재앙의 날들이 시작되게 하실 분도 하나님이시며 아무런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암울하던 괴로운 날들도 일거에 모두 걷어 내시고 다시 희망의 서광이 비취도록 새 날을 활짝 열어 주시는 분도 이 세상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보기에 가장 절망적인 상황이라 여겼던 어떤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언제나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준비시킨 사람들을 통해서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들을 이루어 나아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신자의 인생 속에는 결코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의 날들도 없으며 영원히 평화롭고 행복한 날들만으로 가득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우리의 인생 속에서 형통한 날도 곤고한 날도 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 인생을 지나가면서 우리가 겪게 되는 그 모든 날들 속에서 오늘도 펼쳐지고 있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뜻과 계획과 섭리가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는 것이 중요한 인생의 의미라는 것입니다.
바벨론에 의해서 유다가 멸망하고 유다의 전도유망한 젊은이들이 모두 포로로 끌려가 버린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그야 말로 모든 것이 암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 시대, 그 곳에 하나님께서 자기 일들을 맡기실 자들을 예비하셨고 그들이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소망이 넘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 중에 유다 자손 곧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가 있었더니’ 성경은 이 네 사람의 이름을 이렇게 선명하게 기록함으로 이제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계시고 얼마나 드라마틱 하게 이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들을 이루실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바라보게 하고 있습니다.
바벨론은 그들의 이름을 개명하여 모두 이교도적인 이름으로 바꾸었어도 그들의 정신과 마음은 바꿀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악한 시대, 이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은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백성들로서의 자기들의 이름의 그 거룩한 의미를 잊지 않고 살고자 했습니다. 나라를 빼앗기고 이름도 빼앗긴 채 이국 땅에서 포로가 된 이 상황이 다니엘과 세 친구로 하여금 더욱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자기들의 거룩한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게 만든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듯이, 하나님께서는 진리가 매몰되어가고 있는 오늘의 이 시대에도 어떤 거룩한 정체성으로 우리를 깨우시고 우리를 무장하시며 준비시키고자 하시는지를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그것을 알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시인 윤동주는 나라를 빼앗긴 서러움을 시로 승화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유학생의 신분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다 약관의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시집이 이토록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리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채 감옥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한 시대는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신자에게 우리가 어떤 존재로,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로 살아가야 할지를 선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신자는 그것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그리스도인이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도전하며 우리가 그 뜻을 세워 살아가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 든 그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파괴하고 세상 사람들과 동일한 삶을 살아갈 것을 강요합니다. 그러하기에 성도는 믿음의 가정과 그리고 교회에서 언제나 함께 모여 우리가 진정 누구이며 어떤 가치와 사명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를 계속 상기시키는 일들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로 하여금 바벨론의 언어와 학문을 알고 이해하게 함으로 그 바벨론의 언어와 학문의 어리석음을 정확히 간파하고 그 심각한 반 성경적인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그것을 일격에 깨뜨릴 수 있는 전사들로 양육시켜야 할 책임과 사명이 부모님들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부모를 통해서 교회에서는 믿음의 지체들을 통해서 우리의 정체성과 사명을 거듭 상기하며 함께 영적으로 무장하는 일들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누구인지가 분명해질 때 근본적으로 내가 변화되고 우리의 가정이 변화되고 학업의 동기가 달라지게 되며 여러분의 직업에 대한 이해나 사회생활의 태도와 자세가 수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암울한 시대 속에 빛의 임무를 띤 네 사람이 역사의 표면에 등장하고 있었던 것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오늘의 우리의 모습을, 우리의 정체성과 사명을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