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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들에게 종일 강론을 하시고 저녁이 되자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갈릴리 건너편으로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밀려오는 군중들을 잠시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말씀을 부지런히 전하시고 비유로 전하신 말씀의 내용을 다시 제자들에게 해석하여 풀어 설명해 주시던 주님께서는 그날 밤에 제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시험해 보기 원하셨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탄 배와 다른 배들이 호수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돌연 큰 광풍이 일어나게 되었고 물결이 부딪혀서 배 안까지 들어와 물이 배에 가득 고이게 된 상황이 되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큰 광풍이란 회오리처럼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그냥 보통 바람이 아니라 바다 위에 허리케인 같은 강력한 태풍이 불어닥쳤다는 의미입니다.

 

갈릴리 호수는 고요한 편이지만 때때로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무서운 광풍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갈릴리 호수는 지중해 수면보다 약 200미터 아래 위치하고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헤르몬 산에서 요단 계곡 쪽으로 이상기류가 흐르게 되면 그 기류가 깊은 웅덩이와 같은 갈릴리 호수로 급격하게 내려 꽂히면서 회오리 같은 강한 바람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가공할 위력을 가진 태풍 같은 바람이 갈릴리 호수를 급격하게 요동치게 만드는데 이러한 현상은 11월에서 4월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의 한복판에서 그것도 밤중에 태풍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될 것입니다. 물이 배에 차고 넘칠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제자들이 느꼈을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언제라도 배가 침몰할 수 있는 매우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었던 제자들은 그들의 스승에게로 시선이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아비규환 속에서 고물에 누워 베개를 베고 잠을 청하고 계셨습니다. 고물은 배 뒤편을 가리킵니다. 그곳에서 주님은 마치 다른 세상에 계시는 분처럼 곤히 잠을 주무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선생님이여 우리의 죽게 된 것을 돌아보지 아니 하시나이까라고 원망이 섞인 다급한 목소리로 주님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다른 복음서와 달리 마가복음에서는 여기서 주님을 주여라고 부르지 않고 선생님이여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이 다급한 상황 속에서 아직도 주님을 올바로 알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무의식중에 보여주는 단편적인 증거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무례함을 보십시오. 하나님의 아들께서 곤히 주무시고 계시는 이 상황에서 자기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이유로 지금 주님을 다급히 깨우고 있었습니다. 이 온 천지 만물의 주인이시고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분을 감히 이 태풍 따위로 깨우고 있는 이들의 두려움과 어리석음을 보십시오. 인간은 모두 자신이 위급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려는 이기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신을 구할 방법을 찾기에 모두 혈안이 될 뿐입니다. 이 모든 상황이 왜 지금 내게 일어났는지를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게 닥친 그 어떤 위기와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제자들에게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면 자신들이 살기 위해 주님을 깨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무시고 계시는 주님을 보며 안도하고 안심했어야 했습니다. 주님과 함께 먹고 자고 24시간을 함께 하고 있었던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에게 아직 믿음이 없을 때, 그들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아직 견고하게 세워져 있지 않을 때 그들이 보여준 이 같은 모습은 자연인들과 결코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신앙이 있고 없고는 위기와 두려움, 낙심되는 일과 절망스러운 일 앞에서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 시련 속에서도 담대히 그리스도를 바라볼 것입니다 주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를 담담하게 주목할 것입니다. 믿음이 없다면 두려워할 것입니다. 절망하고 낙심할 것입니다. 그저 살려달라고 외칠 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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