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1 08:47
내 죄 때문에, 우리의 죄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죽으셨다는 것을 고백하고 자랑하는 자리가 바로 우리가 나아가 주의 빵과 잔을 받는 자리입니다. 이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이것을 믿지 못하는 자는 그러므로 성찬에 나아갈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그 십자가를 부끄러워하고 주께서 나를 위해 자신을 버리신 사실이 믿어지지 않고 이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기를 꺼리는 자는 이 빵과 잔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 아름답고 존귀하신 하나님의 아들께서 낮고 천한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그분이 이 추악하고 더러운 나의 죄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주의 죽으심이 이유는 바로 이 벌레보다 못한 내 죄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고백하고 이것을 나타내는 자리가,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선포하는 자리가 성찬을 받는 자리입니다.
주의 죽으심을 전하는 의미로서의 성찬의 자리에 나아감은 곧 ‘과거에도 죄를 범했고 지금도 죄를 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죄를 짓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나를 구원해 주셨음을 나는 분명히 믿습니다’라는 나 자신의 신앙의 고백을 이 세상 앞에 공표하고 드러내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지만 주의 죽으심을 통해서 저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신합니다. 예수께서 나를 영원히 살리셨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하신 은혜를 통해서 영생을 얻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라는 자기 고백과 이 메시지를 세상에 크고 선명하게 알리는 자리가 주의 빵과 잔을 받는 성찬에 참여하는 의미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성찬예식은 성탄절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성탄절의 의미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지워 버리려고 하는 인간의 사악하고 오만한 계략과 상업주의에 의해서 더럽혀지고 퇴색되었습니다. 세상에 아무런 메시지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엄숙히 행하는 이 성찬예식은 우리의 죄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세상에 외치는 매우 중요한 상징적인 행위가 됩니다. 결코 자신을 죄인이라 여기지 않으며 바벨론처럼 크고 웅장하며 끝없이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인간을 왕으로 떠받는 이 세상에 대해서 모든 인간은 죄인일 뿐이며 이 세상은 지금 임박한 멸망 앞에 처해 있을 뿐임을 올바로 알고 우리들의 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일만이 그 멸망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매우 힘 있게 선포하는 것이 오늘날 교회에서 행하는 눈에 보이는 복음으로서의 이 성찬식의 의미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주의 죽으심을 기억하며 나 자신 또한 주와 함께 십자가 못 박으며 날마다 죄를 죽이고 우리에게 주신 이 구원의 풍성하신 은혜를 맛보며 살아갈 것이라는 우리의 소망과 다짐을 나타내는 자리가 바로 우리가 성찬에 나아가 주의 빵과 잔을 받는 우리의 행위에 담겨진 메시지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찬에 나아가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이 빵과 잔을 나눔으로써 우리가 이러한 다짐을 가지고 이러한 우리 자신의 결심을 서로에게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공회에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신앙을 더욱 강화시키는 자리가 바로 성찬의 자리임을 기억하십시오. 그러므로 우리가 함께 기도할 때 주님 오늘도 함께 성찬의 자리에 나아가는 저 자신과 그리고 주의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들이 모두 주의 죽으심을 이 세상 가운데 담대하게 외칠 수 있는 하나님의 종들이 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찬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주께서 나의 죄를 위해, 우리의 죄를 위해 살 찢고 피 흘려 죽으심처럼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영원한 구주가 되심을 믿는 이 믿음을 굳게 지키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그 고난의 길을 뒤따르기를 원합니다.’라는 우리의 결연한 마음을 드러내는 자리가 성찬의 자리임을 알고 우리는 이것을 행하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