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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여리고에서 며칠간 머무르시고 이제 주님을 좇는 많은 자들과 함께 여리고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계실 때 본문에 기록된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많은 무리들을 거닐고 길을 걸어가고 계셨는데 디매오의 아들 소경이며 거지였던 바디매오가 길가에서 이 큰 무리 중에 예수님께서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소경 바디매오가 극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마지막으로 기적의 치유를 행하시고 그 영혼을 구원으로 인도하신 자는 소경이었고 거지였습니다. 거지 그리고 소경,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모든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들의 영적인 모습을 예표하고 상징하는 것입니다. 거지는 비참한 처지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지하고 절박하게 찾게 되는 계기는 우리 자신이 어떤 의도 어떤 선도 존재하지 않는 영적으로 볼 때 거지와 같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가련한 존재라는 인식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죄 아래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존재가 영적으로 헐벗고 굶주린 거지처럼 남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구원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첫 단계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의 은혜 안으로 부르실 때, 우리는 어느 날 나의 존재에 대해서 이같이 철저하게 절망하며 나에게 아무런 소망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인생의 무의미하며 무가치함에 대해서 깊이 고뇌하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깊은 절망과 회의를 느끼게 되고 존재의 무상함을 깊이 사유하게 됩니다.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에 불과한지에 대해서 눈뜨지 못하면 나 같은 죄인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그 위대하신 대속의 은혜는 결코 깨달을 수 없습니다.

 

소경이라 함은 이렇게 우리 자신을 올바로 보지 못하는 전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 우리의 영혼의 상태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나 살아가지만 사실은 우리가 알아야 할 진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던 자들이었습니다. 만물의 기원이 무엇이며 인간은, 나의 존재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 그 너머에는 무엇이 존재하는지, 지존하신 절대자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 그렇게 무지의 어두움 속에서 살아가던 영적인 소경인 자들이었습니다. 그저 본능을 좇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그나마 생각해 낸 인간의 존재의 목적과 이유라는 것이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추론일 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진리에 대해서, 하나님에 관해서, 인간의 실존과 구원의 필요성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영적인 소경의 상태에 있었던 자들이었습니다.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이고 때가 되면 죽어야만 하는 운명론적 존재로서의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참된 진리에 대해서 그 눈이 가리워져 있는 소경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느 날 그 영혼의 눈을 열어 주시기 전까지 인간은 진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한없이 어리석고 미련하며 사악하고 무능한 존재일 뿐입니다. 자신들에게 벌어지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절대 무능의 존재로서의 인간일 따름입니다. 이것이 구원에 이르기 위한 전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의 상태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거지 소경 바디매오를 통해서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는 거지와 같고 소경과 같은 비참한 처지에 있는 죄인들을 위해 오셨고 그런 절망적인 존재들을 그 가운데서 건지시고 새로운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신 것임을 이 마지막 이적은 우리들에게 강력한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들을 자신이 비참한 거지와 같은 상황이며 진리에 대해서 영원한 삶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전적인 무지의 소경의 상태로 살아가도록 허용하시고 섭리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되었을 때 인간은 모두 영적으로 볼 때 거지와 소경에 불과하다 것을 깨닫게 하심으로 구원을 향한 여정이 비로소 시작되도록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거지 소경 바디매오, 그것은 그가 생애적으로 주님을 만나기 위해 필요했던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비참, 고통, 절망, 자기 포기는 곧 하나님에 대한 절박하고 간절함을 불러일으키는 심령을 가난하게 만드는 가장 훌륭한 영혼의 준비입니다. 간절함을 불러일으키는 환경과 마음, 그 비참한 영혼의 상태는 역설적이게도 그가 마침내 그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한 가장 최적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구원으로 부르실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혼 안에서 그들이 소경이며 거지에 불과한 비참한 신세라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게 하시는 일을 그들의 인생 속에서 행하십니다. 모든 택하신 자들로 하여금 인생은 정말 수고와 슬픔, 그 자체이고 예수 밖에서는 어떤 진정한 기쁨도 희열도 행복도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역사하십니다.

 

우리가 지금의 우리의 삶으로 지극히 모든 것이 만족할 때 인간은 결코 하나님을 간절하고 절박하게 찾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의 실존에 대한 전적인 타락과 부패와 무능은 성립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절대다수가 고난과 시련 가운데 있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마침내 하나님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삶 속에서 모든 불행과 견디기 힘든 아픔과 고통을, 감당키 힘든 실패와 믿었던 사람들로부터의 철저한 배신과 하루아침에 닥친 경제적인 궁핍과, 그리고 육체의 큰 질병으로 인한 고통 같은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모두 동원하십니다.

 

그 모든 목적은 우리 스스로 인생이 너무도 비참하고 우리 자신이 너무나 무능하여 아무것도 지킬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에 닥친 이 모든 고통과 불행은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펼치시고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가 됨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소경, 거지 바디매오 그는 여리고의 한 거리에서 그날, 바로 그 시에 주님을 만나기 위해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같은 여리고에서 비슷한 시점에 또 한 사람은 뽕나무 위를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누가복음 19장에 등장하는 세리장 삭개오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각각 그리스도와의 생애적인 만남을 위해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던, 그 자리에 있도록 준비되어진 영혼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표에 우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에 개입하시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어느 날 영적으로 보았을 때 소경이요 거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 앞에 하나님 자신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예수를 믿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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