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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설교 한 토막 410 (요 21:3-12)

2023.10.09 08:12

hc 조회 수:312

<묵상, 설교 한 토막>

 

그리스도께서는 분명히 수난을 당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부활 후에 자신이 그들보다 먼저 갈릴리에 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6 32절을 보면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주께서 하신 말씀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3년이나 추종했던 예수 그리스도, 그가 누구이신지 정확히 알지 못했을 때 그들은 주께서 그들에게 그토록 강조하신 말씀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그들이 주님을 따랐던 이유가 복음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야망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누구이시며 십자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올바로 깨닫고 그 진리에 영혼이 관통 당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오래 교회를 다녔고 수많은 말씀을 들었어도 영혼에 각인되어 있는 말씀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고 삶에 깊이 적용되어진 진리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깊이 만나지 못하면 수없이 들은 말씀들 조차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이후 제자들이 보여주는 이 같은 허탈한 모습 속에서, 주님의 말씀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깊이 낙심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발견하게 됩니다. 마음이 없으면 누가 하는 말이든 그것이 귀에 들리지 않고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법입니다. 예수의 제자들이 그러했습니다. 주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도 그들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앉을 것인가를 가지고 다투고 있었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주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이후에 전혀 주의 부활과 그 이후에 주께서 말씀하신 예언들이 그들의 기억과 마음 속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주님을 깊이 사랑하고 그 십자가를 진정으로 자랑하는 믿음이 아니라면, 우리의 영혼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져서 생명을 바쳐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그 분명한 진리도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3년을 주께로부터 배웠어도 주님과 주의 말씀의 그 의미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 버리도록 만든 원인이었습니다.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를 알지 못할 때 우리 또한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십상입니다. 히브리서를 보십시오. 분명히 예수를 구주로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어도 거듭되는 회유와 박해 속에서 히브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다시 유대교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로마에 굴복해서 배도할지 아니면 굳게 믿음을 지킬 것인지 많은 히브리 그리스도인들은 혼란과 두려움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두려움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렇게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 약속을 굳게 신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믿음이 없다면 예수의 제자들에게서 찾아보듯이 이렇게 모든 것을 망각해 버린 채로 낙심과 좌절과 허탈함 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음을 성경은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