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2 08:18
<묵상, 설교 한 토막>
느부갓네살이 통치를 시작한 지 이년째에 그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바벨론의 연대기 계산법은 원년을 일 년으로 하지 않고 원년 그 다음 해부터 일 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실은 3년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다니엘이 3년간의 모든 바벨론의 언어와 학문을 이수하고 왕에게 발탁되던 바로 그 해에 성경에 기록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요셉이 정확히 30살이 되고 애굽에서 공직에 오를 수 있는 최소한의 연령에 도달하자 지체 없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계획과 뜻대로 애굽의 총리에 요셉을 세우셨듯이 다니엘도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를 역사의 무대에 세우시기 위한 계획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해 나아가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때는 내가 주관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그때가 오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준비시키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때가 이르면 하나님께서는 지체하지 않으시고 그 일을 우리를 통해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할 때 늦거나 빠르다고 걱정하거나 염려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일들을 하나님의 뜻과 계획대로 진행하고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일어나야 할 일이 바로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고 아직 때가 아니기에 우리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을 따름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연인들은 그래서 바로 지금 이때를 잡으라,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기회는 인간 자신이 만드는 것이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믿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삶은 자기 자신을 믿을 수밖에 없고 오직 자신을 의지한 채 불안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느부갓네살이 재위 한 지 이년째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꿈을 꾸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꿈으로 인해서 그는 마음이 번민하여 잠을 이룰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고대 세계에서 꿈은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그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꿈을 통해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알고자 하는 일들은 왕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므로 고대 국가에서는 꿈을 해석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왕은 자신이 꾼 꿈을 풀이하고 해석해 줄 자들을 고용했고 그들에게 매우 월등한 대우를 해 주었습니다. 꿈을 풀어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대비하고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일들은 왕으로서 매우 중요한 일로 간주되었기 때문입니다.
느부갓네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꿈을 꾸고 난 이후에 번뇌했습니다. ‘꿈’이라고 번역된 원문의 단어가 복수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꾼 꿈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동일한 꿈을 계속 연속적으로 꾸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불길하고 왕의 마음이 불안과 염려로 가득했을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권력의 자리가 막강하면 막강할수록 언제나 그 권력의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세력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커지게 됩니다. 그러한 걱정은 고스란히 통치자에게 견디기 힘든 강박을 갖게 만들고 초조와 근심과 불안을 야기하기 마련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은 즉시 자기의 꿈을 해몽하기 위해 자기의 수하에 있는 바벨론의 박수와 술객, 점쟁이와 술사들을 모두 소집하기에 이릅니다. 박수는 왕국에서 꿈을 해석해서 미래의 징조를 풀이하는 자들을 가리키고 술객은 주술로 병을 치료하는 마술사를 의미하는데 이들은 바벨론을 대표하는 현자들로 인정을 받고 있었습니다. 점쟁이나 술사 역시 점술가나 주술사를 가리킵니다. 고대는 점술이나 마법과 같은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인 접근 방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습니다. 그것이 고대로부터 인간이 스스로의 불안과 두려움과 재앙에서 자신을 지키는 초라한 방법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한 제국의 왕이라 하더라도 인생은 언제나 이렇게 두려움과 염려와 불안에 짓눌린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봅니다. 이집트의 파라오의 술객들도 지팡이를 뱀으로 만들 정도의 술수와 실력이 있었음을 볼 때 어두움의 힘도 분명히 세상에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느부갓네살의 명을 받고 바벨론 전역에서 뛰어나다고 소문이 난 모든 박수와 술객과 정장이와 술사들이 모두 왕 앞에 부름을 받아 모여온 상황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권력가라 할지라도 의지하는 것은 인간일 뿐입니다. 인간은 어리석게도 인간 스스로를 의지합니다. 그도 아니면 결국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우상을, 거짓된 신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부정하고 불신하면서 죽은 조상신들은 의지하여 제사를 지내고 돼지 머리를 올리고 고사를 지내는 것이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던지신 문제들은 결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들이 아닙니다. 가정 마다 모두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으로 해결이 되시던가요.. 하나님께서 내신 문제는 오직 하나님만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으라는 것입니다. 모든 일들을 배후에서 역사하고 계시는 분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느부갓네살에게, 느부갓네살은 바벨론의 모든 현자들에게 문제를 냈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