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4 22:51
이스라엘의 최대 명절인 유월절이 되면 로마의 총독들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특별 사면을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사면의 대상은 백성들이 정하게 했습니다. 당시에 예루살렘에서 무장 반란 사건이 있었고 그 반란자 중에 한 사람이 바라바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반란과 살인죄로 투옥이 된 자였습니다. 당시 유대인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반란 사건은 빈번한 일들이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바라바는 열심당원 가운데 한 명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유대의 자주권을 위해 로마에 대항한 반란을 꾀하여 로마군을 살해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대인들에게 바라바 같은 인물은 영웅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자였습니다. 한때 정치적인 메시야로 추앙했던 예수보다는 민족적인 영웅인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그들이 요청한 것에는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정치적 해방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민족이 해방과 자유를 얻고 다시 강대한 나라로 일어서는 것이 구약에 약속된 메시야를 알아보고 그분을 구주로 믿는 것보다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자신들이 바르다고 여기는 철학이나 사상, 이념을 신앙보다, 그리스도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은 비단 유대인들 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교회 안에서 그 어리석음이 되풀이되고 있는 듯해서 참으로 안타깝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진정한 신앙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아야만 합니다. 이는 곧 구원과 영생과 무관치 않기 때문입니다.
산헤드린의 사주를 받은 유대인들의 무리들이 빌라도 앞으로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전례에 따라서 명절에 죄수를 사면해 주는 권리를 요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빌라도는 예수님을 사면해 주기 위해 그들에게 의사를 타진하게 됩니다. 빌라도는 생각하기를 부패한 산헤드린은 예수를 죽이고자 해도 백성들의 뜻은 다를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백성들은 당연히 모든 면에서 흠잡을 것이 없는 예수를 놓아 주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여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태복음 27장에 보면 빌라도는 예수와 바라바 두 사람을 언급하면서 누구를 놓아주기를 묻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사항은 재판이 속개되기 직전에 빌라도의 아내가 예수를 놓아 주기를 빌라도에게 청한 사실입니다. 발라도의 아내는 자신의 꿈에서 예수로 인해서 자신이 괴로움을 겪었음을 말하면서 이같이 남편에게 말한 사실을 마태복음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정황으로 볼 때 빌라도는 전혀 유대인의 왕이라 자신을 주장하며 로마에 반란을 꾀할 의지가 없어 보였던 예수님을 사면하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빌라도는 이미 대제사장들이 무엇 때문에 예수를 이렇게 죽이고자 하는지 그 이유를 다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종교적인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예수가 걸림돌이 되어 그를 시기하여 결국 유대주의 종교 지도자들이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19장 12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하므로 빌라도가 예수를 놓으려고 힘썼으나 유대인들이 소리 질러 가로되 이 사람을 놓으면 가이사의 충신이 아니니이다. 무릇 자기를 왕이라 하는 자는 가이사를 반역하는 것이니이다’ 빌라도는 산헤드린이 자기들에게 불편한 한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로마의 총독인 자신을 이용하려 하는 그 사악하고 음흉한 속을 알고 있었기에 예수를 놓아주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 역시 당연히 예수를 놓아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믿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빌라도는 분노한 무리들의 민란을 두려워하고 이 일이 정치적으로 자신의 평판에 있어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 일에서 한발 물러나 손을 떼려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