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공생애 속에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더럽혀진 하나님의 성전을 정화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성전 안에 매매하는 자들을 다 내어 쫓으셨습니다. 왜 성전 뜰에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일까요.. 이들은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와서 희생 제사를 드리는데 적합한 제물을 구하는 자들에게 짐승을 공급하는 판매상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전 마당을 시장통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멀리서 가축을 끌고 오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제물을 구입할 수 있게 제사장들은 돈을 받고 판매권을 장사꾼들에게 주어 가축을 팔게 했던 것입니다. 만약 제사장이 제물에 흠이 있다고 판결을 하게 되면 성전 안에서 대체할 제물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돈 바꾸는 자들이란 환전하는 자들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온 순례자들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 동전이나 로마 동전을 유대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바꾸어서 성전세를 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던 자들이었습니다. 미리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준비된 것을 드리지 않고 자기들의 편의에 따라서 형식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이 보편화되어 있었던 이스라엘의 타락한 모습들이 그대로 성전 안에서 드러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모두 성전 밖으로 내 쫓으셨고 그들의 상들과 가난 한 자들이 바치는 번제물인 비둘기를 파는 자들의 상들까지 모두 둘러엎으셨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아무 기구도 성전 안으로 가지고 다니지 못하게 하셨다고 적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구’라고 번역된 원문의 의미는 도구, 기구, 그릇이라는 뜻으로 이것은 일상에 사용되는 도구가 아니라 종교적인 의식이나 제의에서 사용되는 도구를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따라서 종교 의식에 필요한 도구까지 함부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신 것은 성전을 더럽힌 상업적인 행위만을 중지시키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럽힌 하나님께 드리는 모든 제사까지도 모두 중단하도록 강력하게 조치하신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기구가 하나님을 제사하는데 사용된 것이든 아니면 장사꾼들이 사용했던 물건을 의미하는 것이든지 중요한 사실은 주님께서는 성전을 더럽히며 성전 안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든 자들에 대해서 엄히 이를 금하시며 성전의 거룩성을 보존하고 회복하시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같이 더럽혀진 예배를 받으시는 분이 결코 아니심을 주님께서는 이 같은 과격한 행동을 통해서 엄중하게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과 유대주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경고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17절에 이어 주께서 진노하시며 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이사야 56장 7절을 인용하신 것입니다. ‘내가 그를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할 것이며 그들의 번제와 희생은 나의 단에서 기꺼이 받게 되리니 이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 교회는 결코 다른 이유로 시끄러운 곳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교회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곳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예배하고 성경의 진리를 묵상하고 배우며 성도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잠잠히 진리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교제하는 곳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시끄러운 시장통을 방불하거나 콘서트장과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교회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교회는 각종 세속적인 악기들을 동원해서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하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왜 교회에서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라는 명분으로 장사를 합니까.. 교회 안에 카페가 있고 베이커리가 있고 편의점이 있고 음식점이 있고 체육관이 있는, 교회는 결코 이러한 수익 사업을 하거나 교인들의 편의를 위해 상업적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인본주의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곳입니다. 성도가 모여 하나님께 기도하는 곳입니다. 인간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호객행위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 영광과 위엄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며 예배하고 기도하는 곳입니다. 예수를 구주로 믿는 모든 나라와 민족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하는 집입니다. 그것이 성전의 목적과 기능이었습니다.